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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도 범인은 있다|상담일지 82-3 "마음속 진짜 범인"
지금까지 상담을 하면서 한 가지 사실이 분명해졌습니다. 내담자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사람을 좋아했습니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새로운 경험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도 그의 곁에는 오래 남는 사람이 없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사람들을 떠나게 만든 걸까요?
7/27/20261 min read


일곱 번째 카드
Four of Wands
"성공을 마음껏 누려본 적이 있으신가요?"
그는 웃으며 대답했습니다.
"젊었을 때는 승승장구했습니다."
운동도 잘했고,
공부도 잘했고,
좋은 직장도 얻었습니다.
이민 후에는 신문에 소개될 만큼 사업도 잘되었습니다.
사람들은 그를 부러워했습니다.
저는 다시 질문했습니다.
"그 성공이 남긴 것은 무엇이었습니까?"
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부와 명예였습니다."
그리고 조용히 말을 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나를 부러워하는 것이 좋았습니다."
사업이 실패한 뒤 그는 그 도시를 떠났습니다.
돈 때문이 아니었습니다.
망했다는 시선을 견디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상담사의 관찰
그의 성공은 돈만 남긴 것이 아니었습니다.
세상을 바라보는 기준도 함께 만들었습니다.
그 기준은 지금도 인간관계 속에서 그대로 작동하고 있었습니다.
여덟 번째 카드
Two of Swords
"중요한 선택을 할 때 무엇을 기준으로 선택하십니까?"
그는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가성비입니다."
시간을 쓰면 무엇을 얻는가.
노력하면 무엇이 남는가.
투자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
그는 모든 선택을 그렇게 해 왔습니다.
그 기준 덕분에 오랫동안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이렇게도 말했습니다.
"그 방식이 실패의 원인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상담사의 관찰
사업만 그런 것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도 같은 기준으로 만나고 있었습니다.
이 사람을 만나면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이 관계는 내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가.
그 질문은 사업에서는 장점이었습니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는 다른 결과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아홉 번째 카드
Knight of Cups
저는 마지막 확인을 위해 질문했습니다.
"선생님의 경험이 다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십니까?"
"물론입니다."
"서로 도움을 주고받으면 함께 성장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선의로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다른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상대는 도움을 원하지 않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는 잠시 생각했습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저는 다시 물었습니다.
"그런데도 계속 경험을 이야기하면 상대는 어떻게 느낄까요?"
그는 조용히 웃었습니다.
"잘난척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여기서 상담의 퍼즐이 맞춰졌습니다.
그는 자랑하려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듣는 사람은 자랑으로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는 가르치려는 것이 아니라 나누려 했습니다.
하지만 상대는 평가받고 있다고 느낄 수도 있었습니다.
같은 말도,
듣는 사람의 자리에서는 전혀 다른 의미가 됩니다.
상담사의 관찰
내담자의 인간관계는 늘 '성장'을 중심으로 움직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관계를 오래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반대로 자신의 도움이 필요 없는 사람에게도 큰 의미를 느끼지 못했습니다.
그에게 관계는 함께 살아가는 공간보다 함께 성장하는 프로젝트에 가까웠습니다.
열 번째 카드
Six of Swords
"또 떠나실 생각이 있으십니까?"
그는 고개를 저었습니다.
"이제는 떠나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라도 옮기고,
도시도 옮기고,
직장도 바꾸고,
모임도 바꾸며 살았습니다."
"처음에는 늘 더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돌아보니 얻은 것보다 잃은 것이 더 많았습니다."
저는 마지막 질문을 던졌습니다.
"정말 좋은 기회가 생기면 떠나시겠습니까?"
그는 한참 생각한 뒤 말했습니다.
"마음은 이제 머물고 싶습니다."
상담사의 관찰
내담자는 사업 실패를 인정했습니다.
사람을 잃은 현실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신념은 아직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사람은 자신의 신념으로 살아갑니다.
상담사는 그 신념이 옳고 그르다고 쉽게 판단할 수 없습니다.
다만 한 가지는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그 신념이 지금의 삶을 만들어 내고 있는가.
그 질문 앞에서 변화는 시작됩니다.
상담을 마치며
이번 상담에서 발견한 범인은
사업 실패도,
가난도,
사람들도 아니었습니다.
'만남은 반드시 성장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신념이었습니다.
그 신념은 내담자를 성공으로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배울 것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과는 마음을 나누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인간관계는 성장의 공간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아무것도 배우지 않아도,
아무것도 가르치지 않아도,
그저 함께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만으로 충분한 관계도 있습니다.
어쩌면 오래 남는 친구는,
나를 가장 많이 성장시킨 사람이 아니라
아무것도 증명하지 않아도 편안했던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사건에서 범인을 찾습니다.
저는 마음에서 범인을 찾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