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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파일 #99 “태양의 몰락” / 마음에도 범인은 있다
*사건의 시작- 그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꽤 잘 알고 있었다. 논리적이다. 판단력이 있다. 결정을 내릴 때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전략을 세우고 사람을 이끌 수 있다. 가정에서도, 조직에서도, 사회에서도 자신은 충분히 존중받을 만한 위치에 있다고 생각했다. 문제는 하나였다. 사람들이 자신을 차갑다고 한다는 것. 그는 그것을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 것은 약점이 아니라 능력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이상한 일이 생겼다.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기 시작했다. 자신은 옳다고 생각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집단적으로 반대했다. 왜일까?
8/30/20261 min read


첫 번째 단서
나는 어떤 사람인가?
그에게는 지성과 권력이 있었다.
진실을 판단하고
논리적으로 결정하고
필요하다면 사람을 이끌 수 있는 사람.
스스로도 자신을 그렇게 평가했다.
감정을 빼고 판단하기 때문에
때로는 차갑다는 말을 듣는다.
그런데 여기서 첫 번째 질문이 나왔다.
“차갑다는 말을 반복해서 듣는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들이 문제인 걸까요,
아니면 내가 놓치고 있는 것이 있는 걸까요?”
두 번째 단서
태양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는 자신이 태양에 가깝다고 생각했다.
밝고 분명하고
무엇이 옳은지 판단할 수 있는 사람.
그런데 카드에는 달이 나왔다.
달은 분명하지 않다.
빛이 있지만 스스로 빛나는 것이 아니다.
개와 늑대는 비슷해 보이지만 같은 동물은 아니다.
그가 사람과 상황을 판단할 때
혹시 보이는 것과 실제를 혼동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더 이상한 것은 이것이었다.
그는 정치에는 관심이 많았지만
마음 수련이나 종교, 철학 같은 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이 말했다.
“당신은 우리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그때 질문이 하나 생겼다.
“혹시 지금 당신이 해결해야 할 문제는
지성이 아니라 감성의 문제 아닐까요?”
그는 처음으로 쉽게 대답하지 못했다.
세 번째 단서
나는 할 만큼 했다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이 아니었다.
준비했다.
공부했다.
투자했다.
씨를 뿌리고 물을 주고 관리했다.
할 수 있는 노력은 거의 다 했다.
이제 잠시 멈춰 결과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데 아직 결과는 기대만큼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질문했다.
“이게 뭐지?”
그 질문은 중요했다.
지금까지 그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묻는 데 익숙했다.
그런데 이제는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를 물어야 했다.
네 번째 단서
힘이 생기면 세상을 바꾸고 싶다
그는 힘을 좋아했다.
정치도 좋아했고
판사처럼 판단하는 역할도 좋아했다.
철학도 좋아했다.
문제를 발견하면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잘못된 것은 바꾸고 싶었다.
그런데 또 같은 말이 나왔다.
“차갑다.”
이번에는 그 자신도 인정했다.
사실 자신도 가끔은
따뜻한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지성이 아니었다.
지성을 사용하는 방식이었다.
다섯 번째 단서
Judgement — 내 안에 내가 모르는 내가 있다
나팔 소리가 울린다.
죽었던 것이 다시 살아난다.
그는 변화를 원했다.
그런데 여기서 새로운 가능성이 발견됐다.
내가 알고 있는 나보다
내가 모르는 내가 더 큰 것은 아닐까?
무의식 속에
아직 드러나지 않은 다른 내가 있다면?
지금까지의 나는
그저 이성으로 만들어진 나였다면?
그 순간부터 사건의 방향이 바뀌었다.
범인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닐 수도 있었다.
여섯 번째 단서
돈이 목적은 아니다
그는 충분한 대가를 치르고
자신의 것을 만들어 왔다.
이제 돈에 매몰될 필요는 없다.
자유롭게 살 수 있다.
조금 더 좋은 것을 누려도 된다.
사치가 아니라
자신에게 주는 선물이다.
그런데 이상했다.
많은 것을 가졌는데도
삶의 질을 즐기는 데에는 아직 서툴렀다.
성공하는 법은 알지만
행복을 누리는 법은 다른 문제였다.
일곱 번째 단서
너무 빨리 움직이는 사람
여기서 사건의 위험 신호가 나타났다.
불의 기운이 달려온다.
그가 문제를 발견하면
빨리 해결하려 한다.
판단한다.
결정한다.
움직인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
급하게 대응하면 손해를 볼 수 있다.
필요한 것은 또 다른 불이 아니었다.
바람도 아니었다.
물이 아니라
흙의 기운이었다.
차분하게 받아주고
뜨거운 것을 따뜻하게 식혀주는 사람.
친구일 수도 있고
가족일 수도 있고
동료일 수도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가였다.
여덟 번째 단서
혼자 해결할 수 없는 사건
이제 사건의 핵심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지식이 아니었다.
마음을 나눌 사람이었다.
전략을 세워주는 사람.
차분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
자신의 속마음을 보여줄 수 있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있다면
먼저 친구와 이야기해 보는 것도 좋다.
하지만 문제가 하나 있다.
친구에게도
내 마음 깊은 곳을 모두 보여주는 것은 쉽지 않다.
그래서 상담이 필요한 것이다.
몸이 아프면 돈이 아까워도 병원에 간다.
약을 먹는다.
물론 스스로 회복할 수 있다면 가장 좋다.
그러나 세상에는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사람들이 필요한 이유가 있다.
마음도 마찬가지다.
아홉 번째 단서
떠나는 사람들이 생긴다
마지막 장애물은 사람이었다.
생각이 바뀌면
사람도 바뀐다.
삶의 태도가 달라지면
지금까지 가까웠던 사람 중 일부가 불편해할 수 있다.
비웃는 사람도 생긴다.
비난하는 사람도 생긴다.
그리고 떠나는 사람도 생긴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것을 실패라고 볼 필요가 없다.
멀어져야 할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더 성숙해지려고 할 때
나를 끌어내리는 사람.
행복해지려 할 때
냉소하는 사람.
변화하려 할 때
비웃는 사람.
그들의 비웃음을 견디는 것도
이번 사건의 일부다.
마지막 카드
범인은 사라지고 왕국이 남았다
마지막에 등장한 카드는 여제였다.
풍요.
성숙.
존중.
그리고 자신만의 세계.
그에게는 이미 충분한 능력이 있었다.
돈도 만들었다.
지식도 쌓았다.
판단력도 있다.
사람을 이끌 힘도 있다.
그런데 이제 필요한 것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가진 것을 가지고
어떤 세계를 만들 것인가였다.
자신만의 세계관을 갖고
다른 사람에게도 도움을 주며
자신도 행복하게 사는 것.
혼자 모든 것을 통제하는 왕국이 아니다.
정신과 이상이 조화를 이루고
사람들과 함께 좋은 일을 만들어가는 왕국이다.
그때 마지막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당신은
세상을 바꾸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혹시
당신이 먼저 바꾸어야 했던 것은
세상이 아니라 당신의 마음은 아니었을까요?”
사건의 결말
처음에는 범인이
주변 사람들인 것처럼 보였다.
내 말을 듣지 않는 사람들.
나를 반대하는 사람들.
나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
그러나 추적해 보니
그들은 범인이 아니었다.
범인은 훨씬 가까운 곳에 있었다.
‘나는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된다’고 믿어 온 나.
감정을 약점으로 여기고
지성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했던 나.
사람의 마음보다
논리를 먼저 믿었던 나.
힘이 생기면
문제를 고치려고 했던 나.
어쩌면 그는
자신을 태양이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태양도
달이 있어야 밤을 밝힐 수 있다.
그리고 사람에게는
지성만으로는 볼 수 없는 세계가 있다.
그 세계를 발견하는 순간,
그는 비로소
자신이 알고 있던 자신보다 더 큰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범인은 잡혔다.
그리고 이번 사건에서
가장 놀라운 발견은 이것이었다.
범인을 잡고 나니
처벌할 사람이 없었다.
그 범인 역시
지금까지 그를 성공하게 만든
바로 그 능력이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