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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탐정 시리즈 사건 파일 #94 "침묵의 공범 / 마음에도 범인은 있다
“부모님이 힘든데… 왜 제 마음이 이렇게 아픈지 모르겠어요. ” 부모님의 사업이 실패했다. 문제는 돈이었다. 부모님은 이제 생활비를 벌어야 한다. 하지만 평생 사무직으로 살아온 두 분에게 캐나다에서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우버를 하거나 청소 일을 하는 방법도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은 그런 일을 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내담자는 부모님을 이해했다. 평생 사무실에서 일했던 사람이 갑자기 육체노동을 시작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계속 부모님의 생활비를 책임질 수도 없었다. 내담자에게는 자신의 가정도 있었다. 부모님을 사랑한다. 존경한다. 도와드리고 싶다. 그런데 방법이 없다. 그것이 마음을 아프게 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었다.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이 왜 이렇게 아픈지 설명하지 못했다.
8/12/20261 min read


첫 번째 단서
첫 번째 질문은 희망에 관한 카드에서 시작됐다.
Q.
희망이 필요합니까?
희망적인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A.
둘 다 해당돼요.
저는 제 삶을 잘 준비해 왔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이상했다.
자신의 삶은 잘 준비되어 있다.
그런데 왜 부모님의 문제 앞에서 마음이 이렇게 무너지는 것일까?
부모님의 경제적 문제가 내담자의 삶을 직접 무너뜨린 것은 아니었다.
그런데 마음은 계속 그곳에 붙잡혀 있었다.
두 번째 단서
Q.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은 사건이 있습니까?
A.
부모님의 사업 실패요.
제가 경제적으로 도와드려야 하니까요.
Q.
생활비를 드려야 하나요?
A.
네.
처음에는 범인이 보이는 것 같았다.
경제적 부담.
부모님의 생활비를 책임져야 한다는 압박.
그렇다면 해결책도 간단했다.
부담을 줄이면 된다.
하지만 다음 질문에서 이야기가 달라졌다.
세 번째 단서
이번 카드가 의미하는 것은 마음의 성숙과 안정이었다.
Q.
부모님과 관련해서 마음에 관련된 기억이 있으신가요?
내담자는 잠시 생각하다 말했다.
A.
부모님은 정말 훌륭한 분들이세요.
어릴 때부터 행복은 돈이 아니라 마음에 있다는 걸 가르쳐 주셨어요.
Q.
그런 부모님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드리는 것이 불편합니까?
A.
불편한지 아닌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마음이 아파요.
여기서 첫 번째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내담자는 돈 때문에 힘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돈 이야기를 지나 부모님 이야기를 시작하자 감정의 이름이 달라졌다.
불편한 것이 아니라 아팠다.
네 번째 단서
Q.
부모님은 지금 어떤 상황인가요?
A.
돈을 벌어야 하니까 우버나 청소 같은 일이라도 해야 하는데 그런 일은 못 하겠다고 하세요.
Q.
그럼 어떤 일이든 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나요?
A.
그런데 부모님은 당장 굶지 않는다면 그런 일을 할 수 없다고 하세요.
Q.
부모님이 지금은 일을 가릴 상황이 아니라고 생각합니까?
A.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이해는 돼요.
평생 사무실에서 일한 분들이니까요.
그런 일을 갑자기 하기는 힘들겠죠.
그런데 안 하시면 어떡해요?
내담자의 마음이 갈라져 있었다.
한쪽에서는 말했다.
“어떤 일이라도 해야 한다.”
다른 한쪽에서는 말했다.
“저분들이 그런 일을 하기 어려운 것도 이해해야 한다.”
도와주자니 끝이 보이지 않았다.
도와주지 않자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 사이에서 내담자의 마음이 계속 아팠다.
다섯 번째 단서
Q.
그냥 부모님 문제에서 손을 떼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까?
A.
그럴 수는 없어요.
제가 부모님을 존경하고 사랑하니까요.
그 대답은 빨랐다.
여기에는 망설임이 없었다.
그렇다면 범인은 경제적 부담만은 아니었다.
여섯 번째 단서
이번에는 거의 준비가 끝났다는 의미의 카드가 나왔다.
Q.
희망이 보입니까?
A.
부모님은 유능하고 성실한 분들이에요.
어떤 일이든 잘하실 수 있어요.
그런데 아무도 고용하지 않는 상황이에요.
이런 분들이 필요한 일자리가 어딘가에는 있을 것 같아요.
Q.
부모님이 위기의식을 충분히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합니까?
내담자의 표정이 달라졌다.
A.
그게 이상해요.
돈이 없는데 너무 평화로워요.
걱정하고 불안해하고 흔들려야 할 것 같은데…
여전히 즐겁고 행복하세요.
가끔은 저한테 의지하고 그냥 일하지 않으려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어요.
이제 새로운 용의자가 나타났다.
부모님에 대한 의심.
하지만 그 의심 뒤에는 더 깊은 감정이 있었다.
부모님이 위기에 처했는데도 평온한 모습을 보는 것이 견디기 어려웠던 것이다.
왜일까?
범인은 부모님이 아니었다
상담을 잠시 멈추고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Q.
이 문제를 혼자 해결할 수 있습니까?
A.
없죠.
Q.
그렇다면 잠시 고민을 멈춰보는 것은 어떨까요?
A.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는데 고민이 멈춰지나요?
Q.
부모님을 믿고, 이제 관심을 자신의 삶으로 돌려보세요.
내담자는 고개를 숙였다.
A.
그게 잘 안 돼요.
더 잘해드리지 못해서 속상해요.
왜 말년에 돈이 없으신지도 속상하고요.
그리고 잠시 후 말했다.
A.
다 해드리고 싶은데…
안 되니까 마음이 아파요.
그 순간이었다.
나는 경제적인 문제보다 더 오래된 무언가가 이 마음을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정적 단서
Q.
부모님과 함께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까?
내담자는 잠시 생각했다.
A.
같이 모시고 살고 싶은 마음은 있어요.
그런데…
남편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어요.
그 순간 지금까지 흩어져 있던 단서들이 하나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내담자는 부모님을 단순히 경제적으로 도와야 할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 아니었다.
마음 깊은 곳에는 더 오래된 생각이 있었다.
“부모님이 어려울 때 자녀가 모른 척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누군가가 최근에 가르쳐준 생각이 아니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을 통해 배웠고,
부모님에 대한 존경과 사랑 속에서 자연스럽게 자리 잡은 생각이었다.
의식에서는 희미했지만
부모님이 위기에 처하자 그 감정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때 발견한 것
Q.
‘효도’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A.
효녀 심청 이야기는 알아요.
Q.
부모님을 잘 모시고 싶다는 마음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나요?
A.
그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그제야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을 조금 다르게 바라보기 시작했다.
부모님에게 돈을 드려야 해서 아픈 것이 아니었다.
부모님이 일을 하지 않아서 화가 난 것도 아니었다.
부모님이 자신의 가정에 부담이 될까 봐 두려운 마음만도 아니었다.
그 모든 감정 아래에 더 깊은 마음이 있었다.
“부모님에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
그런데 현실은 그것을 허락하지 않았다.
부모님을 사랑하지만 함께 살 수 없다.
도와드리고 싶지만 무한정 책임질 수도 없다.
부모님이 행복했으면 좋겠지만 내가 그 행복을 만들어 드릴 수도 없다.
마음이 원하는 것과 현실이 허락하는 것 사이의 간격.
그 간격이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었다.
마침내 범인
Q.
그러면 이제 알 것 같습니까?
왜 마음이 아팠는지.
내담자는 한참 생각하다 말했다.
A.
나쁜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했어요.
부모님이 힘든데 제가 힘들어하는 게 미안했고…
가끔은 부모님이 왜 아무것도 하지 않는지 답답하기도 했고요.
그런데 그게 다가 아니었네요.
Q.
그렇습니다.
부모님을 잘해드리고 싶은 마음이 현실과 부딪히면서 아팠던 겁니다.
내담자가 조용히 웃었다.
A.
좋은 마음인데…
왜 이렇게 아픈지 이제 조금 알 것 같아요.
마지막 카드가 놓였다.
그 카드는 내면의 성숙과 진정한 힘을 말하고 있었다.
Q.
부모님을 사랑하는 것과 부모님의 인생을 대신 책임지는 것은 같은 일일까요?
내담자는 잠시 침묵했다.
그리고 말했다.
A.
아니겠죠.
저도 제 삶이 있으니까요.
그런데 부모님을 사랑하는 마음은 없어지지 않을 것 같아요.
Q.
없애려고 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 마음을 죄책감으로 만들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내담자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A.
저는 제 능력이 허락하는 만큼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며 살고 싶어요.
그 말을 듣고 상담을 마쳤다.
범인은 ‘효심’이었다
사람들은 사건이 생기면 범인을 찾는다.
누가 잘못했는지 찾는다.
하지만 마음의 사건은 조금 다르다.
때로는 나쁜 감정이 범인이 아니다.
오히려 너무 좋은 마음이 현실과 부딪히면서 고통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번 사건의 범인은 부모님도 아니었다.
경제적인 부담만도 아니었다.
부모님을 원망하는 마음도 아니었다.
내담자가 미처 이름 붙이지 못했던
부모님을 잘 돌보고 싶다는 깊은 마음.
그 마음은 사랑이었고, 존경이었으며, 내담자의 삶 속에 오래전부터 자리 잡고 있던 효의식이었다.
문제는 그 마음 자체가 아니었다.
그 마음을 현실에서 어떻게 살아낼 것인가가 문제였다.
부모님을 사랑한다고 해서 반드시 함께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부모님을 돕는다고 해서 부모님의 인생을 대신 살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그리고 부모님을 충분히 돕지 못한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내담자가 발견한 것은 이것이었다.
사랑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지만, 사랑의 마음까지 잘못된 것은 아니다.
사건의 결말
상담이 끝난 뒤 내담자는 자신의 마음을 처음으로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동안 자신을 힘들게 했던 감정을
‘걱정’이라고 생각했다.
‘죄책감’이라고 생각했다.
때로는 부모님에 대한 답답함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감정의 가장 깊은 곳에는
“내가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고 싶다”는 마음이 있었다.
마음은 이미 답을 알고 있었다.
다만 그 답을 꺼내본 적이 없었을 뿐이다.
마음이 아프다고 해서 반드시 나쁜 마음은 아닙니다.
어쩌면 그 아픔 속에
당신이 무엇을 소중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는지를 보여주는 단서가 숨어 있을지도 모릅니다.
혹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이유를 설명하기 어려운 마음의 통증을 경험하고 있습니까?
사랑하는데 힘들고,
도와드리고 싶은데 부담스럽고,
원망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도 화가 나고,
멀리하고 싶으면서도 마음은 계속 부모님에게 가는 것.
그렇다면 문제는 부모님에게만 있는 것이 아닐 수 있습니다.
당신 마음속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범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사람들은 사건에서 범인을 찾습니다.
저는 마음에서 범인을 찾습니다.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
그 문제를 만들어낸 마음의 구조를 함께 추적합니다.
이 상담 사례는 내담자의 동의를 얻어 소개하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일부 내용을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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