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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일지 34_우리집 식탁에는 음식은 있는데 대화가 없다 (2) ( 내담자-상담일지 33편 내담자의 남편)

이 사례는 지난 상담일지 33편(아내) 과 연결되면서 가족 문제의 핵심이 더욱 선명하게 드러나는 사례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남편은 전혀 악의적인 사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매우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며, 논리적이고, 타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바로 그 장점이 가족 안에서는 정서적 거리감으로 경험됩니다. 타로카드의 흐름도 이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 Five of Wands → 사람보다 갈등을 피하려는 성향 • Two of Wands → 혼자의 사고세계 선호 • Ace of Swords → 이성이 최고의 판단 기준 • Seven of Swords → 자신의 사고체계에 대한 강한 신뢰 • The Hanged Man → 관점 변화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함 • The Devil → 자신의 가치관이 삶 자체가 되어버릴 가능성 이 흐름을 심리학적으로 해석하면 정서보다 사고가 우선하는 인지 중심형(personality) 입니다. 그래서 이번 포스팅은 단순히 "남편의 성격"을 이야기하기보다, '왜 성실한 사람이 가족과는 점점 멀어질 수 있는가' 를 주제로 읽어 주시면 됩니다.

6/27/20261 min read

상담일지 34

"우리 집 식탁에는 음식은 있는데 대화가 없습니다." (2)
(상담일지 33편 아내의 남편 이야기)

아내의 권유로 남편이 상담실을 찾았습니다.

사실 저는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가족 상담은 사람만 노력해서는 풀리지 않습니다.

가족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할 비로소 해결의 문이 열리기 때문입니다.

질문은 갈등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1. "사람들과 갈등을 겪으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의 대답은 의외였습니다.

"쓸데없는 간섭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자기 일만 잘해도 바쁜데 남의 일에 시간을 쓰는지 이해가 됩니다."

그는 사람을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간섭' 매우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었습니다.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냐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했습니다.

"다들 자기 말이 맞다고만 합니다.
듣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너무 오래 합니다.
혼자가 훨씬 편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외향성과 내향성을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이분은 단순히 내향적인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사람보다 자신의 사고를 신뢰하는 사람이었습니다.

2. 계속되는 질문 속에서 하나의 패턴이 보였습니다.

"이성적으로 옳다고 판단하면 길을 가면 된다."

"각자의 생각은 오랜 시간 만든 지적 재산이다."

"개인이 잘하면 조직도 좋아진다."

"남에게 피해만 주지 않으면 된다."

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관계보다 원칙이었습니다.

그런데 상담 후반부에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습니다.

3."혹시 자신의 관점을 바꾸고 싶다고 생각한 적이 있으신가요?"

그는 잠시도 망설이지 않았습니다.

"없습니다."

왜냐하면

"잘못된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대답은 자신의 생각에 대한 강한 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다른 사람의 경험이 자신의 사고를 수정할 기회를 만들기 어렵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마지막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4."가족이 원한다고 해서 자신의 삶의 방식을 바꿀 수는 없다고 생각하시나요?"

잠시 침묵하던 그가 처음으로 질문을 던졌습니다.

"혹시 우리 가족의 문제가 성격 때문인가요?
아이들에게 문제가 있나요?"

순간 저는 중요한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그는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가족에게 문제가 생겼을까 걱정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다만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이 달랐던 것입니다.

5.많은 분들이 오해합니다.

가족 문제는 누군가가 나쁜 사람이어서 생기는 것 만은 아닙니다.

성실한 사람도,

책임감 있는 사람도,

가족과 정서적으로 멀어질 있습니다.

왜냐하면 가족은 '누가 옳은가' 확인하는 곳이 아니라,

'누가 마음을 이해해 주는가' 경험하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논리는 문제를 해결할 있습니다.

그러나 관계는 논리만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가족은 정답을 주는 사람보다 함께 감정을 나누는 사람을 기억합니다.

타로는 미래를 예언하는 도구가 아닙니다.

타로는 내가 세상을 바라보는 심리의 구조를 비추는 거울입니다.

상담은 성격을 바꾸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심리 구조를 이해하고, 차이 때문에 반복되는 갈등을 알아차리는 과정입니다.

가족이 변하는 시작은 누군가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이해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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